자동차도 더 이상 기계가 아니다, 해킹의 타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자동차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스마트 기기로 진화했다.
스마트 키, 원격 시동, GPS 위치 추적, IoT 연동 기능은 운전자에게 큰 편리함을 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편의 기능들은 동시에 해커의 새로운 표적이 되고 있다.
차량 해킹은 단순한 영화 속 이야기나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여러 국가에서 스마트 키 해킹을 통한 차량 도난,
무단 위치 추적, 차량 통제 해킹 사례가 현실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제는 자동차도 보안 대상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스마트 키 해킹의 원리와 실제 피해 사례,
위치 추적 기술의 악용 방식, 그리고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보안 수칙까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한다.
스마트 키 해킹이란? – 리레이 공격(Relay Attack)의 정체
스마트 키는 차량에 가까이 가기만 해도 도어가 자동으로 열리고,
시동까지 버튼 하나로 켤 수 있는 무선 기반 기술이다.
이 시스템은 RFID 또는 NFC 기술을 사용해 차량과 키 간에 인증 신호를 주고받는다.
그러나 이 인증 과정이 암호화되지 않았거나 신호가 고정된 방식일 경우,
해커는 이를 악용해 '리레이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
리레이 공격이란?
- 공격자는 차량 근처에서 리시버(수신기) 장치를 사용하고
- 또 다른 공범은 차량 키 근처(예: 집 안, 가방 속 등)에 송신기를 위치시킨다.
- 이 장치는 차량 키에서 나오는 신호를 증폭시켜 차량까지 중계해준다.
- 차량은 스마트 키가 근처에 있다고 인식하고, 문을 열고 시동이 걸린다.
- 해커는 차량을 훔쳐 달아날 수 있다.
즉, 스마트 키가 도어에 직접 닿지 않아도 차량이 해킹당하는 구조다.
이 방식은 30초 내외로 차량 도난이 가능하며, 차량 파손 없이 도난되기 때문에 흔적도 잘 남지 않는다.
사례 - 주차장에서도 차량이 사라졌다
2024년 11월, 서울 강남구 한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에서
신형 고급 SUV 한 대가 감쪽같이 사라진 사건이 있었다.
차주는 차량을 안전하게 주차해 두었고, 분명히 문도 잠근 상태였다.
그러나 CCTV에는 두 명의 남성이 약 1분 만에 차량을 시동 걸고 출발하는 장면이 찍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리레이 공격 장비를 활용해
차량 키 신호를 도청·증폭시켜 문을 열고 차량을 가져간 것으로 드러났다.
차주는 보험처리를 받았지만, 고가 차량 도난에 따른 정신적 피해와 생활 불편은 상당했다고 이야기했다.
위치 추적 기술은 어떻게 악용되는가?
차량에는 기본적으로 GPS 기반의 내비게이션과 위치 추적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일부 스마트카는 차량 앱을 통해 실시간 위치 확인, 주행 경로, 도착지 공유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런 위치 기반 서비스는 해커나 스토커에 의해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해커는 어떻게 차량 위치를 추적할까?
- 불법 GPS 트래커 장착: 범죄자가 차량 하부에 GPS 장치를 부착
- 스마트카 앱 계정 탈취: 차량 제어 앱의 계정을 해킹해 위치 파악
- 통신 신호 도청: 차량과 서버 간의 위치 전송 신호를 도청 또는 중간자 공격(MITM) 활용
특히 연인 간의 감시, 산업 스파이 행위, 스토킹 범죄에서 차량 위치 정보가 주요 타깃이 되기도 한다.
내가 모르는 사이, 차량이 감시당하고 있다 – 위치 추적의 일상화
스마트 워치, 스마트폰, 스마트카까지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다.
이제 나의 이동 경로, 주차 위치, 하루 일과까지 차량만 해킹해도 파악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중고차 거래 전, 차량에 심어진 불법 위치 추적기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일부 해커는 차량 내 블루투스 로그,
차량 안 음성 명령 기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Wi-Fi 연결 이력을 분석해
운전자의 생활 패턴을 예측하고 사생활을 침해한다.
차량 스마트 보안의 취약점 5가지
- 기본값 그대로 사용되는 스마트 키 설정
- 취약한 앱 보안 (패스워드 재사용, 인증 미비)
- GPS 신호 조작 방어 기능 부재
- OTA(Over-the-Air) 업데이트 미적용
- 제3자가 접근 가능한 차량 포트 및 블루투스 연결
이런 요소들은 차량 제조사가 해결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의 보안 인식도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예방을 위한 6가지 사이버 보안 수칙
1. 스마트 키는 금속 보관함이나 전자차단지갑(Faraday Bag)에 보관
→ 신호 증폭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2. 차량 앱의 비밀번호는 이중 인증 및 정기적 변경
→ 절대 다른 서비스와 같은 비밀번호 사용 금지
3. 차량 블루투스, 와이파이 기능은 필요 시에만 켜기
→ 항상 켜져 있으면 해커가 도청 또는 통신 중간자 공격 가능
4. 차량 펌웨어, 앱 업데이트를 주기적으로 확인
→ 제조사 보안 패치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음
5. 차 안에 의심스러운 장치가 부착되어 있지 않은지 수시 확인
→ 하부나 시트 아래, USB 포트 등에 불법 추적기 주의
6. 스마트카 앱은 공식 스토어에서만 설치
→ APK 파일 다운로드 금지
기술이 만든 편리함, 책임은 결국 사용자의 몫
자동차는 더 이상 단순한 탈것이 아니다.
그 안에는 개인정보, 위치 정보, 주행 이력, 심지어 대화 내용까지 담겨 있다.
해커는 이 정보를 노리고 있고, 보안이 허술한 차량은 언제든 ‘이동식 개인정보 저장소’가 될 수 있다.
스마트 기능은 삶을 편리하게 만들지만, 보안이 결여된 편리함은 오히려 리스크를 키운다.
자동차가 점점 더 스마트해지는 시대일수록, 운전자 또한 사이버 보안에 대한 감각을 함께 키워야 한다.
기술은 발전하되, 안전은 사람의 의식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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