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냥 채팅만 했을 뿐인데…”
한 대학생은 중고 거래 앱을 통해 노트북을 팔기 위해 글을 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채팅을 걸어왔다.
구체적으로 제품 상태를 묻고, 택배거래를 제안했다.
신뢰를 얻기 위해 상대는 “직장인이라 바쁘다”며 명함 사진까지 보내줬다.
그리고 배송지와 환불을 위한 계좌번호를 요청했다.
학생은 자연스럽게 이름, 연락처, 주소, 계좌번호까지 알려줬다.
그날 저녁, 해당 학생의 이름과 계좌 정보가 다크웹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중고 거래,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예전에는 직거래를 통한 사기, 물품 분쟁 등이 이슈였다.
하지만 이제는 범죄자들이 중고 거래를 통해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조직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 헬로마켓 등
익숙한 플랫폼 속 채팅 한 번으로 당신의 정보가 새어나갈 수 있다.
유출되는 대표 정보:
- 이름
- 연락처
- 계좌번호
- 주소 (택배 목적)
- 기기 사진 (시리얼 포함)
- 금융사명 (간편결제 계좌로 파악 가능)
"나는 상품만 팔았을 뿐인데…" 실제 사례
✔️ 피해자 A (서울, 20대 후반)
- 노트북 판매 글에 연락한 구매자가 “구매 확정”이라며 주소 요청
- 이후 “회사로 증빙 제출할 명함”이라며 피해자 개인정보 요청
- 실제론 사칭 채팅이었고, 2주 뒤 타인 명의의 통장에 입금된 정체불명의 대출금에 대한 연락을 받음
- 계좌는 이미 신분 도용 대출 범죄에 사용됨
✔️ 피해자 B (대구, 40대 초반)
- 당근마켓에서 육아용품을 판매
- 구매자가 “회사에서 구매하니 사업자 등록증도 보여달라”고 요청
- 유출된 정보는 2차로 금융 보이스피싱, 택배 사칭 등으로 재활용됨
그들은 어떻게 개인정보를 빼내는가?
중고 거래를 악용한 개인정보 수집은 단순한 채팅 이상의 정교한 심리 기법이 포함된다.
1단계 | 관심 제품에 빠르게 채팅 접근 (즉시 거래 제안) |
2단계 | “직거래 어려움” → 택배/퀵 요청 |
3단계 | “배송 주소 필요”, “계좌 보내달라”, “명함 보내주겠다” |
4단계 | "회사 제출용 필요"라며 주민번호 일부, 생년월일 요구 |
5단계 | 수집 완료 후, 계정 삭제 / 다른 피해자 접근 |
→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보이스피싱 계좌 개설, 소액 대출, 리셀 플랫폼 사기 계정 생성에 사용된다.
왜 중고 거래가 범죄에 악용되기 쉬울까?
이유 1: 상대방을 믿어야 거래가 진행됨
→ 거래 특성상 이름·주소·계좌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게 됨
이유 2: 채팅만으로 신뢰가 형성되기 쉬움
→ 친절한 말투, 빠른 응답, ‘회사원’이라는 설정 등으로 경계심 해제
이유 3: 플랫폼들이 사적인 정보 수집에 개입하지 않음
→ 앱 내 채팅에서 개인정보 주고받아도 제재하지 않는 경우 많음
이유 4: 사진만으로도 정보가 유출됨
→ 제품 박스에 있는 시리얼 번호, 택배 송장, 메모 등으로도 악용 가능
당신의 정보, 이미 유출되었을지도 모른다 – 체크리스트
- 최근 중고 거래 앱에서 주소·계좌를 알려준 적이 있는가?
- 상대가 “직장인”, “회사 제출용”이라며 과도한 정보를 요구했는가?
- 내 이름으로 낯선 곳에서 가입 알림을 받은 적이 있는가?
- 앱 사용 후, 스팸 문자/광고/금융 피싱이 증가했는가?
위 중 2개 이상 해당된다면, 이미 정보가 유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유출된 정보는 이렇게 악용된다
이름 + 계좌 | 대포통장 개설, 명의도용 대출 시도 |
주소 | 택배 사칭, 고액 물품 ‘반송 송장’ 사기 |
전화번호 | 스미싱, 보이스피싱, 보험/금융 TM |
기기 시리얼 | 중고 거래 내역 조작, 환불 사기 |
사업자 등록증 | 사업자 사칭 통장, SNS 광고 사기 |
내 개인정보를 지키는 중고 거래 수칙 7가지
1. 절대 주소, 계좌, 주민번호는 공개하지 말 것
→ 택배 거래 시에는 편의점 택배 반값 송장 서비스 이용 추천
2. 채팅 내 개인정보 전송은 제한
→ “회사 제출용” 등의 요구는 무조건 거절
3. 사진에 주소, 명함, 송장, 메모가 함께 찍히지 않도록 주의
→ 제품만 단독 촬영 후 업로드
4. 중고거래 전용 계좌 사용
→ 평소 사용하는 급여 계좌나 자동이체 계좌 사용 지양
5. 판매 완료 후 채팅방은 바로 삭제
→ 앱에서 대화 내용 삭제 시 정보 노출 방지
6. 수상한 말투나 너무 빠른 응답, 과도한 정보 요청은 의심
→ 특히 “오늘 안 되면 취소합니다” 식의 급박한 유도는 사기 가능성 높음
7. 거래 후 스팸 문자/전화 증가 시 내 정보 유출 여부 확인
→ 금융사, 통신사, 신용조회사에 문의 가능
사기보다 무서운 건, 모르게 당하는 정보 유출
중고 거래는 더 이상 단순한 판매/구매의 공간이 아니다.
누군가는 그 채팅 하나로 당신의 이름, 연락처, 주소, 계좌번호를 수집하고,
그것을 디지털 범죄의 재료로 활용한다.
중고거래 앱은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온 만큼,
정보 노출에 대한 경각심도 함께 가져야 한다.
단 한 번의 채팅이 나의 정보, 나의 일상, 나의 신용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걸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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